秀作 .

suasive.egloos.com

포토로그 마이가든



疏 通 단문

“우리는 얼마나 만지고 있을까?” 애니콜 햅틱 시리즈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의 광고카피다. 다양한 상상이 가능한 문구 뒤로 서로 이를 잡아주는 원숭이 가족이 등장한다. 광고주는 아마도 아주 작은 이를 만질 정도로 미세한 촉감을 ‘터치 핸드폰’이 선사한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잡아주기의 핵심은 털을 헤집고 속속들이 보는 노력에 있다. 또 더럽고 창피하지만 숨김없이 보여주는 열린 자세 역시 주목해야 한다.

“됐어! 당신하고는 대화가 안 돼. 관둬!” TV 속에서 한 부부가 말다툼 중이다. 분명 처음에는 별 것 아닌 일로 실랑이를 했다. 그러나 말을 주고받을수록 다툼의 원인보다는 말 꼬리를 잡고 싸우기만 한다. ‘4주후애(愛)’라는 부부관계 솔루션 프로그램에서 매주 반복되는 모습이다. 갈등의 원인과 부부의 연령대, 특성은 모두 다르지만 싸움의 형태는 똑같다. 이들은 상담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한다. 솔루션의 시작은 다름 아닌 내면치료다. 각자 가지고 있는 유년기의 상처가 성격과 화법, 사람을 대하는 방식까지도 좌우하기 때문이다. 남편과 아내는 서로의 치유모습을 보며 눈물을 쏟는다. 굳게 닫힌 마음을 헤집고 속속들이 보게 되는 순간이다.

그 다음 대화법 개선이 진행된다. 바람직한 대화법은 주어를 ‘나’로 두고 생각보다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 오늘 당신이 늦게 와서 속상했어.’ 같은 경우다. 그 때, 듣는 이는 말한 사람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게 먼저다. ‘당신이 속상했구나.’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나 오랜만에 한 잔 하고 싶었어.’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실제로 솔루션을 받는 부부들은 이를 매우 어려워한다. 평소 ‘당신 뭐하다가 이제 들어와?’로 몰아붙이면 ‘당신이 이러니까 내가 더 집에 오기 싫은 거 아냐!’로 받아치기에 익숙해진 탓이다. 대화에서 이유를 분석하고 생각을 제시하는 것은 마음을 한 번 ‘포장’한 것이다. 이런 말은 서로를 이해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얘기 좀 해!” 일상에서 자주하는 말이다. 누군가와 대화하고자 하는 마음은 통(通)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다. 그러나 마음처럼 통하는 게 쉽지 않다. 우리가 ‘얘기 좀 하자’고 할 때 그 ‘얘기’가 한 번 포장을 거친 정돈된 생각의 전달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우리가 서로 잘 통하기 위해서는 등을 내보이고, 털을 헤집는 이 잡는 원숭이와 같아질 필요가 있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suasive.egloos.com/tb/1496544 [도움말]

덧글

  • 2009/08/18 18:10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analogist 2009/08/20 19:02 #

    여기에 쓰면 언제 보게될까? ㅎㅎㅎㅎㅎㅎㅎ 스터디가 다섯시쯤 끝나니깐 그 이후로는 다 괜찮음^^
덧글 입력 영역



메모장

W 위젯